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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간에서 ‘낮’과 ‘밤’, ‘여름’과 ‘겨울’을 잘라낸다. 우리는 감각의
대상이 되는 연속체continuum의 각 부분이 ‘무엇’인지를 정하는데,
이 모든 추상적인 무엇들이란 결국 개념들이다. 인간의 지적 활동이란
자기 경험의 원천인 지각체계를 개념체계로 대체하는 것이 거의 전부다.
― 윌리엄 제임스, 《우리가 사는 세상》
지금은 새벽 두 시인데, 당신의 집 초인종이 울린다. 놀라서
잠을 깬 당신이 현관으로 나간다. 문을 열어보니 어떤 남자가
서 있다. 이 남자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두 개나 끼고 모피 코트
를 입었으며 뒤에는 롤스로이스가 서 있다. 남자가 야심한 시간
에 난데없이 깨워서 죄송하지만 물건 찾아오기 내기를 하는 중
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전처도 이 내기에 참가하고 있기 때문에
꼭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 남자가 찾아야 하는 것은 가로 90
센티미터, 세로 210센티미터 정도 되는 나무판이다. 남자는 당
신이 도와준다면 보답으로 1만 달러를 주겠다고 하는데, 어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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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마음을 놓쳐버린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