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P. 28

사서 고생은
                생존 전략이자 습관이다




                이것이 뿌리 깊은 도그마로 자리 잡은 이유는 그녀가 내내
              착한 아이로 살면서 어른에게 구원을 바랐기 때문이다. 린나

              씨는 직장에서 권위자를 자연스럽게 찾았다. 다양한 인간관계
              에서 부모 역할을 찾았다고 볼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사서 고생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그녀는 그 안에서 자신의 가
              치를 찾았기 때문에 까탈스럽고 깐깐한 상사의 테두리를 벗어

              날 수 없었다. 특히 감성적이고 늘 부하직원을 가르치고 싶어

              하는 유형과 잘 맞았다.
                그런데 요즘 상사들은 뜻밖에도 창의성, 독립성, 주도성을

              높이 사며 부하직원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던져주길 원한다. 새
              로 온 팀장도 린나 씨에게 생각과 의견을 내라고 요구했지만

              이 모든 것이 린나 씨에게 익숙지 않았다. 마치 오랫동안 어른
              에게 매달려 걸었던 아이가 별안간 자기 힘으로 대문을 박차고

              나가 달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린나 씨는 엄격한 부모 밑에서 자랐다. 감정적인 돌봄이 필
              요할 때마다 부모는 그녀를 신경 쓰지 않았고 혼자 울게 내버

              려두었다. 다 울고 나서도 마음이 추스려지지 않으면 더 없이
              슬프고 끔찍했다. 그래서 끝도 없는 순종과 눈치 보기로 가정

              에서의 지위를 지켜나갔다. 충돌이 두려웠고 미움받거나 관심






              36                              상처받은 아이는 외로운 어른이 된다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