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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곰팡이가 자생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집에서 빨래 담
             당인 사람에게는 최악의 상황이라는 의미다. 나는 끔찍한 광경
             을 몇 번 목격하였고, 그 이후 필사적으로 햇빛을 찾아 세탁기

             를 돌린다.

               내가 선호하는 빨래 시간대는 오전 여덟 시 전후다. 애들 챙
             기느라 정신이 없긴 하지만 빨래를 널고 출근하면 퇴근 후가
             한결 편하다. 장마철에는 오전 시간대를 사수하느냐 못 하느

             냐가 매우 의미심장한 결과 차이를 만든다. 만일 타이밍이 어

             긋나 빨랫감을 켜켜이 쌓아놓은 상태로 종일 비까지 내리면,
             눅눅함이 오래 가고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 생각만으로도 두
             려워진다.

               어제는 마음고생을 좀 했다. 발단은 기상청 예보였다.

               “오후까지 강수량은 0~3밀리미터를 기록하겠습니다.”
               연일 비가 주룩주룩 내렸기에 0~3이라는 수치는 비가 내리
             지 않는다는 의미처럼 다가왔다. 나는 신이 나서 빨랫감을 세

             탁기에 털어 넣고, 세제를 부었다. 운이 좋으면 해가 비칠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샘솟았다.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수시로 창
             밖을 살폈다. 두텁게 내려앉은 먹구름에는 햇살 한 줌의 기미










             166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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