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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치냉장고 사고, 의류관리기 사고, 식기세척기 사고, 잘만
사는데 왜 우리만 이렇게 복잡하고 어렵냐고 토로하기도 한다.
“우리 부부 한 쌍이 안 쓴다고 세상이 변하니. 적당히 좀 문
명을 누리자.”
“기록으로 남길 수 있잖아. 우리 기록에 동의하는 사람을 한
사람 두 사람 늘려갈 수 있잖아. 그럼 세상이 변하는 거지. 그리
고 우리는 이미 문명을 누리고 있어. 컴퓨터 있지, 아이패드 있
지, 에어프라이어 있지, 냉장고 있지, 스마트폰 있지. 전자레인
지 있지. 누가 들으면 원시인처럼 사는 줄 알겠네.”
후, 나는 도저히 아내를 이길 수 없다. 내 마음이나 잘 다스려
야지. 피스pie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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