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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당신의 관계에 정리가 필요할 때







              부모는 칭찬에 인색하고, 자식의 자신감을 억누르고 잔소리를

              쏟아놓고는 한다. 우리 부모 나이에는 그것이 올바른 교육 방식

              이라고 일컬어졌다. 그러나 우리 세대에게 그것은 자존감을 억
              누르는 기제가 된다. 나 또한 그런 부모에게 잔소리를 듣고 싶

              지 않은 마음에 나쁜 소식은 숨기고, 좋은 소식만 알렸다. 타지

              에서 고생하면서 하소연하는 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았고,
              내 약한 모습이 곧 나의 결정이 잘못되었음을 증명하는 것 같았

              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좋은 일도 알리지 않게 되었다. 부모는

              부모대로 이렇다 할 소식을 듣지 못하니 자식에 대한 걱정이 불
              신으로 변해갔다. 거기에 나는 단절과 침묵으로 항의의 뜻을 대

              신했다.

                직장에서든 일상에서든 나는 소통을 잘하는 편에 속한다. 하
              지만 유독 부모님과는 잘되지 않았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친구

              하나가 내게 충고를 건네었다.

                “나이가 들면 누구든지 성격이 강해지잖아. 상대가 강하게
              굴면 오히려 반발하게 되어 있어. 반대로 네가 부드럽게 나오면

              부모도 수그러드실 거야. 네가 화해를 청하는 편이 나아. 먼저

              손 내미는 게 뭐가 대수니? 서로 미워하는 것보다 사랑하는 게
              훨씬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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