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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이다.

어머니가 사회생활에서 은퇴하기로 결정하셨을 때, 나는 무

척 걱정스러웠다. 평생 가정에 헌신하고 남편과 자식들을 위하
다가 이제는 일까지 그만두시니, 무미건조해진 삶이 어머니를

외롭게 할까 싶어서다. 어머니의 뒷모습이 유난히 작아 보여 안

쓰러웠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만약 어머니가 결
혼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노련한 사업가가 되셨을까, 아니면 우아하고 패셔너블한 커리

어우먼이 되셨을까? 어머니는 지금 행복하다고 말씀하시지만
가족 때문에 희생하고 포기해야만 했던, 차마 가보지 못한 삶을

궁금해하고 후회하고 계실지도 모른다. 어머니는 가족을 위해

너무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만 했을 테니까.
나는 사랑에 관해 자주 이야기하지 않는다. 남들에게 ‘사랑

을 꼭 해야 한다’ 또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부추기는 게

될까 봐서다. 같은 상황이 일어난다고 해도 각자의 결말은 분명
다른 법이다.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가 아무리 많다고 해도 내

사랑이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다. 게다가 ‘행복한 인생’이란 한두

가지로 정의되지 않는다. 좋은 남편과 아내, 예쁜 자식으로 이
루어진 일반적인 가정이 구성원에 따라 행불행을 나누어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