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P. 14

113







                   연애와 결혼, 출산 등으로 삶은 크게 나뉘었다. 새로운 가정이

                   생긴 친구들은 점차 모임에 나오는 횟수가 뜸해졌다. 솔로이거

                   나, 연인이 있어도 아직 깊은 사이는 아닌 이들이 하나둘 조급해
                   하기 시작했다. 한번은 술을 먹다가 한 친구가 울기 시작했다.

                     “나만 빼고 다들 행복을 찾아 떠났어.”

                     친구는 하염없이 목 놓아 울었고, 그 모습을 보니 나까지 덩
                   달아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마음이 아려왔다.

                     D는 친구들 가운데 가장 결혼을 바랐던 친구다. 빠릿빠릿하

                   고 책임감이 강한 타입이지만 자신이 슈퍼우먼처럼 보이고 싶
                   어 하지는 않는다. 강해 보이면 남자에게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

                   각하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부드럽고 순한 여자들에게 끌린다

                   고 보는 것이다. 몇몇 친구가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매
                   번 커플들끼리 모임에 참석하다 보니 D는 점점 더 조급해졌다.

                   결혼하고 싶은 마음에 선 자리에도 나가보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적절한 짝을 만나지는 못했다. 종종 친구들끼리 이런
                   이야기를 나눈다.

                     “내 조건이 너무 까다로운가? 아니면 내가 결혼하기에 부족

                   한 것일까?”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