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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코가 돌아보며 말했다.

               스미마루의 ‘베니코 님’은 오늘도 멋지다. 눈처럼 하얀

             머리카락, 통통한 얼굴, 크고 늠름한 몸에 앞치마 차림도
             잘 어울렸다.

               스미마루는 평소라면 달려가서 응석을 부렸을 테지만
             오늘은 꾹 참고 겐타의 행동거지를 계속 지켜보았다.

               베니코 앞에 서자 겐타는 조금 겁먹은 것 같았다. 아
             무리 교활한 녀석도, 악랄한 녀석도 베니코 앞에서는 움

             츠러들지 않고는 못 배긴다.

               움찔거리는 겐타에게 베니코가 말했다.
               “옆방으로 가 계세요. 남색 방석이 겐타 군 자리입니

             다. 달걀말이도 곧 다 되니까 앉아서 기다리세요.”
               “제가 도울 일은 없나요?”

               “지금은 괜찮습니다.”
               겐타가 옆방에 마련해 둔 자리로 가는 걸 보고 스미마

             루도 뒤따랐다. 그때 베니코와 잠깐 눈이 마주쳤다.

               ‘부탁해요, 스미마루.’
               베니코의 눈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부엌 옆에 딸린 꽤 넓은 방에 아침 먹을 자리가 마련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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