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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를 부르는 사람! 이런 사람이 분명히 있다.
               가나는 그렇게 믿었다. 왜냐면 가나 자신이 바로 비를

             부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 지 26년, 중요한 날에는 모두 비가

             내렸다. 생일과 졸업식, 소풍이나 여행, 데이트. 애초에
             가나가 태어난 날에도 큰비가 내렸었다고 하니 뼛속까지

             타고난 비를 부르는 사람이다.

               친구들도 모두 그런 사실을 알고 있어서 “가나도 온다
             며? 그럼 우산 챙겨 갈게.”라든가 “제발 비 좀 내리지 말

             아 줘! 부탁이야.”라면서 놀린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
             다 보니 정말이지 진저리가 난다.

               “나도 좋아서 이렇게 태어난 게 아니라고!”
               그런 가나에게 어느 날, 친구 요코가 결혼식 청첩장을

             보내왔다. 돌아오는 4월에 결혼식을 올린단다. 꼭 와 달

             라고 쓰여 있었지만, 가나는 머리를 감싸 쥐며 고민했다.
               가나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의 결혼식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축하해 주러 가고 싶다. 그렇지만 괜히 자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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