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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지은 쌀밥 도시락, 지역 특산물 도시락, 고급 반찬

             도시락, 고기덮밥 도시락, 거기에 최고급 해산물 도시락

             까지.
               “여행의 즐거움이라 하면 역시 도시락을 빼놓을 수가

             없사옵니다. 다만 너무 욕심을 내서 많이 사는 것이 문제
             이지요. 괜찮으시다면 맛이라도 보시겠습니까?”

               기차를 탄 게 아니라면 유리코는 기꺼이 받았을 것이
             다. 그러나 지금은 음식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고역이

             었다.

               유리코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겨우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 괘, 괜찮아요.”

               손수건으로 코와 입을 틀어막고 있는 유리코를 보고,
             그제야 여자는 뭔가 이상하다는 눈치를 챈 모양이다. 여

             자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혹시 몸이 안 좋으십니까?”

               “아, 아니, 아니요. 머, 멀미가 심해서…….”

               “이런, 이런……. 혹시 음식 냄새도 힘드십니까?”
               여자는 미안한 것 같기도 하고, 난처한 것 같기도 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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