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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다른 승객이 앉아 있었다. 대학생쯤 되어 보이는 젊은
여자였다. 무슨 일인지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있
었다.
갑자기 앉는 것도 실례인 듯싶어 베니코는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실례합니다. 옆 좌석이온데 앉아도 되겠습니까?”
달리는 기차 안에서 유리코는 죽을힘을 다해 눈을 질
끈 감고 있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속이 뒤집힐 것 같았다. 텅 빈 위장
이 울렁울렁 튀어나올 것만 같아 견디기 힘들었다.
다름 아닌 멀미 때문이다. 멀미가 나서 속이 메슥거리
는 것이다.
어릴 적부터 그랬다. 차, 기차, 비행기, 유람선……. 유
리코에게 탈것은 무엇이든 죄다 쥐약이다. 탔다 하면 곧
바로 속이 메슥거리면서 토할 것 같았다.
덕분에 소풍도 여행도 즐거웠던 기억이 하나도 없다.
친구들은 “괜찮아?” 하면서 걱정했고, 심술궂은 아이들
은 대놓고 싫어했다. “몸이 안 좋은 애가 끼어 있으면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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