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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대충 이해할 수 있었다.
“으음, 그러니까…… 먼저 주머니에 있는 흙을 접시에
붓고 평평하게 펴 놓으라는 거지? 그다음엔 작은 상자에
서 인형을 꺼내 흙 위에 세우고? 그리고 유리돔을 다시
뚜껑처럼 덮으면 끝?”
어쨌든 해 보기로 했다. 유리돔 꼭대기에 달린 손잡이
를 잡아당기자 탁 하고 쉽게 열렸다. 히로미는 접시에다
주머니에 든 흙을 듬뿍 부었다. 마치 꽃이라도 심는 기분
이었다.
끝으로 작은 상자를 열고 안에 든 것을 잡아당겨 꺼냈
다. 히로미의 새끼손가락 한 마디 정도밖에 안 되는 아주
쪼그만 인형이다. 이 인형도 여자아이인지 긴 머리카락
을 양 갈래로 땋았다.
“꼭 나처럼 생겼네!”
히로미는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 인형을 흙 위에 세우
고 유리돔을 덮었다.
‘근데 이다음에는 뭘 어떻게 하면 되지?’
가슴을 두근거리면서 히로미는 유리돔 안을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야 당연히
꿈꾸는 돔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