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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이 순간 딱 멈추었다. 손가락으로 쿡쿡 찔러 보기도 하

               고 들어 올려 보기도 했지만 역시 평범한 인형이다.

                 하릴없이 인형들을 본래대로 접시 위에 세워 놓고 유
               리돔을 덮었다.

                 “어, 어떻게 된 거지? 허억!”
                 히로미는 또다시 놀랐다. 이번에는 어린나무가 자라났

               다. 나무에 물을 주고 있는 여자아이 인형. 강아지와 하
               얀 새끼 고양이가 그 주변에서 놀고 있었다.

                 ‘또 달라졌어! 동물들도 늘어났어!’

                 아무래도 유리돔 뚜껑이 닫혀 있는 동안에만 인형들
               이 살아 움직이는 모양이다.

                 히로미는 눈을 부릅뜨고 유리돔을 노려보았다. 이번
               에는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았다. 눈도 깜빡이지 않으려

               고 애썼다.
                 유리돔 안의 풍경은 자꾸자꾸 달라졌다.

                 나무가 쑥쑥 자라고 잎이 무성해지더니 새빨간 사과

               가 주렁주렁 맺혔다. 나뭇가지 사이에는 어느새 작은 파
               랑새가 둥지를 틀고 있었다. 비도 내렸다. 여자아이는 강

               아지, 고양이와 함께 물웅덩이에서 즐겁게 놀다가 비가






                                                          꿈꾸는 돔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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