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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다. 더 이상 과자 가게에 머무를 이유가 없었다.
히로미는 빵 심부름도 까맣게 잊어버린 채 집으로 뛰
어갔다.
물론 엄마한테 호되게 야단을 맞았다.
“아니, 초등학교 4학년이나 돼서 심부름 하나 제대로
못해? 게다가 뭐? 돈을 딴 데 써 버렸다고? 아유, 정말!
엄마가 빵 사 올 테니까 넌 방에서 숙제하고 있어!”
엄마는 씩씩거리면서 밖으로 나갔다.
‘오예! 지금 집에는 나뿐이야! 어서 꺼내 봐야지!’
히로미는 엄마한테 야단맞은 일 따위 싹 다 잊어버리
고 부랴부랴 〈꿈꾸는 돔〉 상자를 열었다.
그릇을 엎어 놓은 듯한 모양의 투명한 유리 뚜껑이 빼
꼼 보였다. 꺼내 보니 반으로 자른 축구공만 한 유리돔이
납작한 접시 위에 뚜껑처럼 덮여 있었다. 상자 안에서는
그것 말고도 흙 같은 것이 담긴 주머니 하나, 작은 상자
하나와 조그만 껌 상자도 하나 나왔다. 그리고 한 장의
설명서까지.
히로미는 설명서를 읽었다. 뜻을 이해하기 어려운 낱
말도 많고 문장도 길어서 읽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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