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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지저분한 건 그래도 참을 만하다. 가장 참을 수
없는 건 동물을 키울 수 없다는 점이다.
히로미는 동물을 아주 좋아해서 어떤 동물이든 좋으
니 꼭 키우고 싶다. 강아지나 고양이라면 더더욱 좋고.
그게 안 된다면 앵무새나 문조 같은 새라도 너무너무 키
우고 싶다!
그런데 엄마는 “이 집에서 동물은 못 키워. 절대 안
돼! 히로미, 너도 알다시피 집도 너무 좁고!”라면서 아예
말도 못 꺼내게 한다.
‘안 쓰는 물건들 좀 정리해서 버리면 동물 한두 마리쯤
은 키울 수 있잖아. ……하지만 엄마는 아무것도 버리지
않지.’
엄마는 무엇이든 아까워하고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라
온갖 물건이 담긴 크고 작은 상자들이 집 안에 산처럼 쌓
여 있다. 그 상자들만 치워도 집이 훨씬 넓어질 텐데.
‘저 붙박이장을 깨끗이 치우고 몰래 키워 볼까? 햄스터
라면 작아서 들키지 않을 것 같은데. 그렇지만 붙박이장
안은 너무 어두울 테고…… 저 안에 계속 넣어 두는 건
너무 불쌍해.’
꿈꾸는 돔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