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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심초사합니다. 속사포처럼 빠른 말투로 장점들을 들이밉니다.
상대방의 표정이 안 좋을수록 정보를 더 꾸역꾸역 밀어 넣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단계인 ‘나와 관련된 내용인가?’조차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방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카탈로그를 뒤적거릴
뿐입니다. 머릿속에서는 모두 ‘쓸데없는 정보’로 처리하고 있죠.
“이 제품은 가격 대비 질이 정말 우수합니다. 고객님께는 특별히
30% 할인가로 드리겠습니다.”
“저는 이 사업에 인생을 걸었습니다.”
미안합니다. 우수한 제품은 세상에 널렸고, 당신이 인생을 걸었
다는 사실은 부담스럽기만 하군요.
상대방 위주로 대화를 구성하려면 하고 싶은 말 중 많은 것을
버려야 합니다. 자랑거리가 백 개 있어도 상대방에게 중요한 부분
이 세 개뿐이라면 속이 쓰리더라도 아흔일곱 개는 버리는 게 맞습
니다. ‘아, 이 사실은 꼭 자랑해야 하는데’라며 속이 탄다면, 다음
번 회의에서 하시면 됩니다. 버리기 아까운 그 장점들 때문에 오
히려 상대방이 궁금해하는 메시지가 묻힙니다. 지금은 어떻게 하
면 세 개를 잘 어필할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자, 그러면 상대방 위주로 화제를 구성하는 설득의 예시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4장 파토스의 언어 / 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