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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달복달하는 것보다 훨씬 보기 좋습니다. 개복치처럼 쫄보인 저
                  는 이런 사람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어차피 대중의 인기는 조바

                  심을 친다고 얻어지는 것도 아닌걸요.

                    하지만 상대방을 설득하는 비즈니스에서 이런 태도는 곤란합니
                  다. 설득의 주인공은 우리가 아니라 상대방이기 때문입니다. 상대

                  방이 관심도 없는 우리 회사의 장점, 유망한 미래, 제품의 우수성

                  을 실컷 얘기한 후 ‘후유.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 후회 없어요’라
                  는 식의 쿨한 태도를 보이면 안 됩니다.

                    예전에 어마어마한 발명품을 만들었다거나 놀라운 사업 모델을

                  개발했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정성스러운
                  편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요지는 투자해달라는 제안이었는데, 그

                  들이 설득하는 방식은 하나같이 이런 식이었습니다.



                       “정말 훌륭한 사업 모델입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10년 동안 이것

                       만 연구했거든요. 예전에 종로에 빌딩도 갖고 있었는데, 개발을

                       위해 모두 투자했어요. 저는 정말 이 사업에 소명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사업에 매달리고 빌딩까지 팔았다는 이야기는 투자
                  자에게 아무런 정보도 아닙니다. 유감스럽게도 저는 그분의 인생

                  이 전혀 궁금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루하게 이어지는 얘기를





                  4장 파토스의 언어                                         /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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