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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 성격의 강의가 끝난 뒤, 워크숍 참가자들은 몇 개의 그룹으
로 나뉘어 신경과학자 한 명과 건축가 한 명이 공동으로 각 그룹의
조장을 맡았다. 로저 울리히는 ‘창문’ 그룹의 조장을 맡았다. 그리고
각 그룹은 브레인스토밍을 했다. ‘창문’ 그룹은 창문이 어떻게 치유
에 도움이 되는지에 관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각 학문 분야
가 무엇을 평가할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자 했다. 창을 통
해 보이는 풍경이 왜, 어떻게 치유에 영향을 줄 수 있었을까? 창을
통해 자연광이 더 많이 비추어서? 바람이 더 많이 들어와서? 자연
의 소리와 냄새를 더 많이 듣고 맡을 수 있어서? 낮과 밤이 바뀌는
리듬을 더 잘 느낄 수 있어서? 환자들이 병상에 묶여 있으면서도 딴
데로 주의를 돌릴 수 있어서?
건축가들이 먼저 나섰다. 그들은 빛의 강도와 파장, 색, 기온, 공
기의 움직임, 창을 통해 내다보이는 풍경 속의 움직임 등을 측정했
다. 정교한 기구들을 이용하여 측정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의 모든
특질을 상세하게 조사한 뒤 이를 전부 수량화하여 목록을 만들었다.
목록이 있으면 그런 변수들을 측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연구를 계획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연구를 통해 어떤 요인(들) 때문에 창문이 치
유에 도움을 주는지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신경과학자들 차례였다. 그들은 환자가 풍경을 바라보고
있을 때 뇌에서 활성화되는 부분을 모니터했다. 스트레스와 긴장완
화 같은 생리학적 반응도 측정했다. 침 속의 스트레스 호르몬과 심
장박동의 변동, 호흡의 변화도 측정했다. 그리고 면역반응, 진통제
1. 심리학이 건축을 만났을 때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