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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이 힘없는 보통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거대 산업, 정치가들,
깊이 뿌리박힌 신조와 싸우는 이야기라고나 할까. 서구에서 산업혁
명이 한창일 때 도시는 극도로 더럽고 불쾌한 공간이었다. 유아와 성
인의 사망률이 매우 높았는데, 가난한 노동자 계층 주거지역의 사망
률이 특히 높았다. 19세기의 통계자료를 보면 수명 면에서는 도시가
상당히 불리한 환경이었다는 것을 걸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1880년
에 미국의 도시 거주자들은 시골 사람들보다 사망률이 50퍼센트나
높았다. 미국의 전체 인구의 6퍼센트만이 도시에 살았다는 것을 생
각한다면 실로 가공할 만한 비율이다. 미국의 도시인구 비율은 영국
보다도 훨씬 낮았다.
도시에서 이토록 사망률이 높았던 이유는 전염병 때문이었다. 도
시에서는 콜레라만이 아니라 폐결핵・독감・홍역・천연두 등 여러 가
지 전염병이 만연했고, 도시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사망률은 더 높
았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자료를 보면 19세기 중반과 후반에 뉴올리
언스가 평균 사망률이 가장 높았고(1천 명당 50명), 뉴욕・필라델피
아・볼티모어・보스턴이 그 뒤를 이었다(1천 명당 45명 정도 ). 전염병
이 그토록 만연한 데는 인구의 과밀화, 열악한 위생상태, 너무 낡았
거나 설계가 잘못된 하수시설 또는 하수시설의 부재, 식수 부족, 썩
어가는 쓰레기로 가득한 거리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시골과
외국에서 유입되는 노동자들도 문제를 가중시켰다. 새로운 전염병
을 도시로 옮겨오기도 했고, 도시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들에 비
해 전염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했기 때문이다. 당시에 ‘시골이 도시
에필로그 3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