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P. 28
염된 물을 통해 전염된다고 믿게 되었다. 로베르트 코흐가 콜레라
를 일으키는 ‘콜레라균 Vibrio cholerae’을 밝혀내기 30년 전의 일이었다.
스노는 콜레라 환자들이 보이는 증상들이 소화기하고만 관련이 있
음을 알아차렸다. 탈수를 일으켜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쌀뜨물’ 같
은 설사가 콜레라의 주된 증상이었다. 그는 콜레라를 일으키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입으로 들어가 소화기관에서 ‘독’이 증식했을 거라고
판단했다. 현미경으로 살펴보면 오염된 식수와 콜레라 사망자의 대
변 모두에서 레벤후크가 말한 ‘극미동물’이 보인다는 걸 알고는 있
었지만, 그걸 콜레라와 연관시켜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
는 배설물로 오염된 식수가 콜레라의 원인이며, 그런 물을 마시지
않으면 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고 나서 마치 탐정
처럼, 자신의 가설을 증명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당시 런던에서는 위생상태를 개선하는 공공 프로젝트가 아주 많
이 진행되고 있었다.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영국에서 일어난 위생개
혁운동의 요지는 도시의 과밀화, 불량한 위생상태, 대기 및 수질 오
염이 병을 일으킨다는 것이었다. 램버스 상수도회사처럼 선견지명
이 있는 몇몇 회사는 수원지를 하수시설과 멀리 떨어진 강 상류 쪽
으로 옮겼다. 스노는 램버스가 새로 설치한 상수도에서 자신의 이론
을 증명할 자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런던 남부의 상수
도 공급자였던 사우스워크 앤드 복스홀의 수원은 템스강의 오염된
부분이었는데, 램버스의 수원은 멀리 떨어진 상류에 있었기 때문이
다. 두 회사가 상수도를 공급하던 가구들에서 콜레라로 인한 사망률
에필로그 3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