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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타는 끝없이 침울했었다.
또다시 시험에서 끔찍한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유타는 공부를 아주 못한다.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이 시험에 나올지 전혀 모
른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니 공부할 양이 엄청 많아졌
다. 공부를 하려고 하면 ‘이 많은 걸 어떻게 다 외워?’라는
생각부터 들면서 바로 싫증이 난다. 그래서 결국 공부를
팽개치고 한심한 점수를 받는다.
부모님도 유타의 형편없는 성적에 화가 나 있다. 이번
에야말로 학원에 집어넣으려 할지도 모른다. 그것만은
절대로 싫다. 학교에서 공부하고 학원에서도 공부해야
한다니, 생각만 해도 진저리가 난다.
뭐라도 해서 분풀이를 하고 싶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같은 반인 요스케와 마주쳤다. 요스케의 가방을 빼
앗아서 안에 있는 걸 길바닥에 쏟아 버렸다. 약해 빠져서
금방 울음을 터뜨리는 요스케는 유타가 가장 좋아하는
먹잇감이다. 학교가 끝나면 언제나 유타는 요스케를 ‘놀
자’고 불러내서 과자나 만화책을 사게 하고, 권투를 하자
고 해 놓고 주먹을 날리곤 한다.
족집게 통조림과 꾀떡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