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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소인 26층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있자니, 160cm가 조금
넘는 키에 감색 양복, 분홍색 넥타이를 맨 손 회장이 밝은 미소를 지으
며 들어왔다. 매일 ‘메가 딜(대형 거래)’ 결정에 골몰해서인지 약간은 피
곤해 보였다. 하지만 그는 인터뷰 시작과 동시에 “지금은 싱귤래리티
singularity (특이점) 시대”라며 금세 활력을 되찾았다. ‘싱귤래리티’는 손 회장
평생의 꿈인 ‘정보혁명’의 최종 지향점으로, 요즘 그가 공식 석상에 설
때마다 강조하는 단골 메뉴다.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즉 컴퓨터에 의한 슈퍼 인텔리전
스 super intelligence (초지성)의 탄생을 의미하는 싱귤래리티가 아무리 늦어도
30년 후면 반드시 일상에 현실화될 것으로 확신한다.”
손 회장은 “(PC・모바일인터넷 시대를 선점해 지금의 소프트뱅크를 일궜듯)
싱귤래리티 도래에 앞서 IoT 시대를 이끌고 인류를 더 행복하게 만들겠
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리더들의 윤리와 도덕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
다”라고 밝혔다. AI가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악용되는 것을 경계하는 현
인의 충고 같았다. 그는 일본과 한국・중국・몽골을 잇는 ‘아시아 슈퍼그
리드’ 프로젝트 구상도 공개했다.
손정의 회장은 미국 <포브스>가 집계한 ‘2017년 일본 부자 순위’에
서 2016년 1위였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을 제치고 1위(세계 34위)에 재등
극했다. 그의 개인 자산은 2조 2640억 엔(약 22조 6000억 원)에 달했다. 최
근 1년 동안에만 6조 원 정도 불었다. 2016년 12월 미국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도널드 트럼프를 만나 미국에 ‘500억 달러 투자, 5만 명 고용’
을 약속하며 국제 비즈니스계에 깊은 인상을 남긴 데다 최근 IoT(사물인
터넷) 분야에서 치고 나가는 그의 사업 구상이 투자자에게도 큰 호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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