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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나는 지옥 같던 삶의 속도를 늦추었고 지금
은 예전보다 삶을 즐기며 산다. 천천히, 느리게 사는 내 방식을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든 전혀 개의치 않는다.
불안증과 싸우던 당시, 나는 내가 가진 것들을 되돌아봤다. 그리
고 생각보다 내 인생이 상당히 근사하다는 것과 상황은 늘 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불안증을 겪고 있을 때는 아무것도 할 수 없
을 것 같았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나는 그 시간 동안 꽤나 많
은 일을 해냈다. 삶의 속도가 그전보다 느려졌기는 하지만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산다. 그렇다. 나는 이전보다 더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
한다.
불안증에 온 신경을 빼앗기지 않을 때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깨
달았다. 한때는 불안증과 행복이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
건 사실이 아니다. 어쩌면 당신도 커다랗고 멍청한 불안증이 눈앞
에서 날뛰며 행복을 가리는 바람에, 불안증과 행복은 공존할 수 없
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행복할 수 있다. 느껴지지 않아
서 그렇지 지금도 행복한 상태일 수 있다. 삶에 만족할 수 있고, 끝
내 불안에서 해방될 수도 있다.
다시 한 번, 이것은 단지 나의 경험담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모든 사람이 전부 나 같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
야기를 하는 것은 불안증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고, 그로 인해 실제
로 더 나은 삶을 살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어서다. 이 글
을 읽는 많은 사람들이 불안증에 제대로 대처하게 될 것이다.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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