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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재구성
                 고통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시간

















             평생 어머니가 의부증을 앓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가족

           들을 잘 속여온 아버지는 결국 모두를 배신했지요. 그런 어
           머니를 오히려 이상한 사람으로 바라보고 “의심 좀 그만하시

           라”며 다그쳤던 날들을 생각하면 혜진은 마음이 미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자신이 가장 힘들었을 때 달려와 도와주었던 어
           머니를 자기가 방치해 돌아가시게 했다는 생각이 못 견디게

           힘들었습니다.

             어머니의 부재를 받아들이기가 너무 버거웠지요. 그래서
           오히려 그녀는 바삐 움직였습니다. 마음이 어지럽고 혼란할

           때마다 어머니가 그랬듯, 혜진도 불편한 감정을 피하고 싶어

           오히려 더 일에 몰두했습니다. 아이들을 깨워 어린이집에 맡







           26       내 감정을 읽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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