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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너무 고통스럽고 도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생각이나 감
              정과 마주하면 그것을 무의식으로 밀어버린다. 고의가 아니다. 의식

              밖에서, 대개는 자동으로 벌어지는 일이다. 프로이트는 19세기 말 무
              렵 이 견해를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다.

                 오늘날 정신역동 사상가와 치료사 대부분은 프로이트가 처음 소
              개한 심리적 방어의 성질과 기능에 관한 생각을 받아들이고 있고, 그

              동안 알프레트 아들러Alfred Adler, 안나 프로이트Anna Freud, 멜라니 클라
              인Melanie Klein을 비롯한 수많은 심리학자가 이 개념을 확장시켜 이해를

              도왔다. 그중 영국의 정신분석학자인 도널드 멜처Donald Meltzer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덜 이론적인 해석을 내놨다. 모든 방어기제는 본
              질적으로 우리가 고통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하는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

                 이런 시각으로 보면 개인적 경험과 방어기제를 연결하기가 한결
              쉬워진다. 고통을 피하려는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래서 아픈 상
              처가 될 만한 진실을 마주했을 때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스스로를

              속인다. 가끔 방어기제는 우리가 견딜 수 없는 진실과 대면해도 버틸
              수 있게 도와준다.

                 그러나 고통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할 때도 분명 있다. 진실을 회
              피하면 그 순간에야 기분 좋을지 몰라도 결국엔 상황이 더 악화된다.

              가장 흔한 방어기제 하나를 예로 들어보자. 눈에 훤히 보이는 징후가




              • 멜처는 영국의 또 다른 정신분석학자인 W. R. 비온W. R. Bion의 연구에 함축돼 있는 발
              상에서 방어에 관한 이런 견해를 발전시켰다.


              방어기제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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