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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결혼식에서 저지른 짓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는 게 분명해.”
                       우리는 누군가가 고통스럽거나 불쾌한 뭔가를 마주하지 않고 피

                    하려 애쓰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아챈다. 이처럼 우리가 방어에 관
                    해 알고 있는 것은 프로이트의 초기 연구 덕분이다.

                       프로이트는 1890년대에 심리적 방어라는 개념에 대해 저술하기
                    시작했는데, 요제프 브로이어Josef Breuer와 함께 쓴 초기 저작 《히스테리
                                                     •
                    연구Studien über den Hystrie》가 가장 유명하다.  프로이트는 물론 독일어
                    로 썼고, 이 정신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단어는 ‘압베르abwehr’

                    였다. ‘방어’보다는 ‘쫓아버리기’ 또는 ‘막아내기’가 더 정확한 번역
                    이다.
                       프로이트의 용어 중에는 당혹스럽게 번역된 것이 많다. 예를 들

                    어, 프로이트는 자아와 의식에 대해 쓸 때 ‘다스 이히das ich(‘나’ 또는

                    ‘나를’)’라는 일상적인 단어를 사용했는데, 번역자들이 영어로 옮기
                    면서 ‘에고ego’라는 라틴어를 가져와 무겁고 ‘과학적인’ 어감을 더했
                    다. 정신분석학은 당시 신생 학문 분야라 의학계 기득권층의 잦은 공

                    격과 조롱에 시달렸고, 무엇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를 간절히
                    바랐다.

                       프로이트의 생각은 단순하며, 방어기제라는 당혹스러운 번역어
                    가 풍기는 느낌처럼 기계적이지도 않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는






                    • Josef Breuer and Sigmund Freud. Studies on hysteria. Standard Edition of the Complete
                    Psychological Works of Sigmund Freud, 3. (London: The Hogarth Press, 1953). 이후에는 이 판
                    을 ‘S.  E.’라는 축약형으로 칭할 것이다.


                                                                 1. 내가 모르는 ‘나’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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