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념일을 ‘잊어버렸을’ 때 아무 의미도 없는 실수라고 넘길 사람이 몇
              이나 될까?

                 타인이 스스로에 대해 알아채지 못하는 면모를 우리는 안다고 믿
              곤 한다. 회사 점심시간에 한 직원이 자리에 없는 다른 직원에 관해 이

              렇게 말한다. “쓴소리 듣기 싫어하는 사람인데 내가 괜한 말을 했나
              봐. 그 사람은 자기가 완벽한 줄 알거든.” 오래 알고 지낸 친구들은 자

              리에 없는 친구와 그의 새 애인에 관해 이러쿵저러쿵한다. “왜 또 제
              멋대로인 여자를 만나는 거야? 자기 엄마랑 똑같은 여자잖아!” 마음

              을 고쳐먹고 새사람이 되기로 결심했다는 친구의 말을 들으며 우리
              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자기를 그렇게 모르나?’
                 우리는 주변 사람들을 꿰뚫어볼 수 있다고 가정하면서도 남이 자

              신을 그렇게 생각하면 쉽게 발끈한다. 내가 모르는 내 면모를 남이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불쾌해지는 것도 당연하다. 친구가 그런 암시를
              보이면 우리는 아니라고 우길 것이다. 혀가 미끄러져 말이 헛나간 거
              지 다른 의미가 있는 건 아니라고, 직장 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저녁 데이트를 잊었다고, 손님 명단에서 이름을 빠뜨린 건 단순한 실
              수지 그 사람이 작년 크리스마스 파티 때 나를 무시한 데에 대한 복수

              가 아니라고.
                 가끔은 정말로 직장에서 너무 시달려 깜박할 때도 있다. 가끔은

              정말 아무 의미 없는 말실수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의식하지 못하고
              자신에게조차 인정하고 싶지 않은 뭔가를 실수로 남에게 들켜버릴

              때도 있다.
                 자신보다 타인의 무의식적 동기를 더 쉽게 알아채는 이유는 무의



              방어기제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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