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P. 11
라는 장치를 이용했다.
‘잠재의식’이라는 용어는 18세기 독일 철학자 크리스토퍼 리겔
경Sir Christopher Riegel이 처음 만들었고,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Samuel Taylor
Coleridge가 영어에 도입했으며, 그보다 한 세기 전에 프로이트가 정신
분석 이론의 주춧돌로 삼았다. 그 뒤로 의식과 멀리 떨어져 있는 무의
•
식 이라는 개념은 문화유산이 되어, 우리가 자아와 그 배경을 이해하
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프로이트의 말실수Freudian slip’를 예로 들 수 있다. 이는 말할 의도
가 없었던 뭔가를 실수로 입 밖으로 내뱉는 것을 의미한다. 우디 앨런
Woody Allen의 영화 〈애니 홀Annie Hall〉에 바로 그런 사례가 나온다. 영화
속 주인공은 심층 심리치료를 받기 시작했다며 이렇게 말한다. “날
분석하든 말든 상관없어요. 유일한 의문은 이거예요. 그런다고 내 아
내가 바뀔까?”(그다음 대화에서 그는 ‘아내wife’가 아니라 ‘인생 life’이라고 말했
다고 우긴다 — 옮긴이) 프로이트의 말실수는 할리우드에서 즐겨 사용하
는 수사법으로 〈오스틴 파워스Austen Powers〉 시리즈, 〈브루스 올마이티
Bruce Almighty〉, 〈라이어, 라이어Liar, Liar〉 같은 영화에서 웃음을 이끌어내
는 장치로 쓰였다.
누군가가 달갑지 않은 의무나 잡일을 ‘잊어버리면’ 사람들은 그
뒤에 무의식적인 동기가 숨어 있다고 추측한다. 그 일을 하고 싶지 않
은 마음이 망각이라는 행위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이다. 배우자가 기
• 일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 the unconscious’을 ‘잠재의식 the subconscious’이라고 칭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무의식’이 맞는 용어이며 이 책에서도 그 용어를 사용할 것이다.
1. 내가 모르는 ‘나’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