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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와 <젤다의 전설>은 무엇이 다를까요? 그것은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1
어떤 경험을 하기 바라는가, 즉 게임이 표현하고자 하는 게임 경험(Game Experience)’의 차이입니다.
먼저 <젤다의 전설>의 게임 경험부터 생각해 봅시다. 이 게임에서는 납치된 젤다 공주를 구하고
자, 필요한 아이템을 ‘탐색(발견)’해 모으면서 ‘무기’를 사용해 적을 무찔러 갑니다. 월드맵과 던전
은 미로로 되어 있어, 키 아이템을 찾아 적을 쓰러뜨리지 않으면 게임을 클리어할 수 없습니다. 결 3D 게임을 흥미롭게 만드는 플레이어 캐릭터 기술
국 <젤다의 전설>의 게임 경험은 ‘탐색(발견)과 전투’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경이 쓰이는 부분을 차분히
탐색해서 발견하거나, 적과의 전투를 즐기는 재미가 게임의 핵이 됩니다.
그럼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게임 경험은 무엇일까요? 이 게임에는 점수와 시간제한 그리고
목적지가 있습니다. 스테이지에는 다양한 장애물이 준비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스테이지에서는
적을 쓰러뜨리지 않아도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어린 시절에 운동회에서 했던 ‘장애
물 경주’와 비슷합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제공하는 게임 경험은 바로 ‘혼자서 도전하는 장애물 경주’
입니다.
장애물 경주는 ‘얼마나 빨리 달리고, 돌고, 정확히 장애물을 넘을 수 있는가’를 겨루는 놀이입니다.
이 놀이에는 ‘무사히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가’, ‘얼마나 빨리 목적을 이룰 수 있는가’라는 두 가지
재미가 있습니다.
만약 마리오가 ‘쉽게 달리고, 돌고, 정확히 멈추는’ 조작이 가능했다면, 약간의 연습으로 누구나
똑같이 ‘장애물을 클리어’해 버리고 ‘빠르게 달려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게 됩니다. 플레이어가 자
신의 성장을 즐기기 위한 ‘놀이의 폭’이 좁아지는 것입니다. ‘구덩이’가 눈앞에 있을 때 ‘정말 넘을 수 있을
까?’ 하는 두근거리는 긴장감도 줄어들겠지요. ‘쉽게 멈출 수 없는 부자유성(정확히 정지할 수 없
는 부자유성)’이라는 리스크가 있기에, 게임으로서의 긴장감과 어린 시절 자전거를 처음 혼자서
타게 됐을 때와 같은 ‘성취감’을 경험하고 즐길 수 있습니다. 이 경험이 마리오의 컨트롤러에서 전
해지는 ‘사실적인 성취감과 쾌감’을 지탱한다고 할 수 있겠지요.
이렇게 플레이어 캐릭터의 액션에는 플레이어가 다양한 ‘게임 경험’을 체감하게 만들기 위한 ‘게임을 흥미롭게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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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는 기술(게임 메카닉스 )’이 채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기술(메카닉스)’을 조합해서 ‘게임의 재미’를 플레이어의 감정으로 바꿔 주는 ‘게임 기술의 핵(코어 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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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닉스 )’을 만듭니다.
3 게임 메카닉스(Game mechanics)란 게임을 동작시키기 위한 기술과 시스템의 총칭입니다. 게임 메카닉스를 다룬 서적 <Game Mechanics>
(에이콘, 2016)에서는 게임 메카닉스를 게임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게임 규칙과 절차, 데이터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4 코어 메카닉스(Core mechanics)란 플레이어가 게임을 재미있다고 느끼는 게임 시스템의 핵심(코어) 부분의 메카닉스를 나타낼 때 사용하
는 명칭입니다. <Game Mechanics>에서는 가장 영향력이 있고, 게임의 많은 측면에 영향을 주며, 단일 게임 요소만을 제어하는 정도의 중
요도가 낮은 메카닉스와 상호 작용하는 메카닉스를 코어 메카닉스라고 부른다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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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게임을 흥미롭게 하는 기술(본문출력용)0510.indb 21 2018-05-10 오전 9:2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