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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 버튼으로 마리오를 달리게 하면 마리오는 기분 좋게 속도를 더하며 달리기 시작합니다. 하지
만 플레이어가 ‘여기서 멈춰야지!’ 하고 십자 버튼에서 손을 떼도 그 자리에서 바로 멈출 수 없습니
다. 속도를 줄이면서 멈추기 때문입니다. 재미있게도 이 마리오의 움직임에는 물리 수업에서 배우
는 ‘관성’이 작용합니다.
또한, 마리오를 B 대시하고 나서 달리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십자 버튼을 누르면 ‘방향을 전환
하려고 마음먹은 마리오’가 표시되고, 일정 거리를 그대로 미끄러집니다. ‘너무 빨라서 멈출 수 없
는 상태’를 사실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관성을 표현한 것입니다. 이런 이동 액션 시스템으로 플레
이어는 잘 멈추지 못한 채 구덩이에 빠지거나, 적에게 부딪혀서 무심코 ‘앗!’ 하고 소리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좀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2D 게임의 명작 <슈퍼 마리오 브
라더스>가 자세히 보니 ‘제대로 멈출 수도 없는 자유롭지 않은 조작 감각의 게임’이라니! 플레이어
가 멈추고 싶을 때 딱 멈추는 편이 플레이하기 쉽고 재미있는 게임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게임에선 어떻게 했을까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다음 해에 역시 닌텐도에서
발매된 <젤다의 전설>에선 플레이어 캐릭터인 ‘링크’의 이동에 ‘관성’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플
레이어는 ‘멈추고 싶어!’라고 생각한 곳에서 바로 멈출 수 있습니다(그림 1.1.3).
그림 1.1.3 <젤다의 전설>의 이동 액션
우뚝!
정지 상태 이동 정지 상태
십자 버튼을 누른다 십자 버튼에서 손을 뗀다
이처럼 이동 액션을 비교해 보면 <젤다의 전설> 쪽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보다 플레이어의 의
사를 곧바로 게임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 점만 놓고 봤을 땐 오히려 <젤다의 전설> 쪽이 더 간단
한 게임인 것처럼 여겨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 보면 <젤다의 전설> 특유의 ‘감
각(게임이 재밌다고 느껴질 정도의 딱 좋은 수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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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게임을 흥미롭게 하는 기술(본문출력용)0510.indb 20 2018-05-10 오전 9:2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