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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수면패턴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비단 코로나19로
인한 현상만은 아니에요. 코로나19 전에도 방학이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개학을 해서 일찍 자려고
해보지만 늦게 자던 습관 때문에 잠이 오지 않습니다. 방학 때
붙은 습관 때문에 새벽에 잠이 들었는데 등교 시간에 맞춰서 억
지로 일찍 일어나려니 잠이 모자라 정신이 없습니다. 해마다 3
월 초와 9월 초면 진료실은 잘못된 수면패턴 때문에 잠이 모자
라서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어요. 그런
데 이제는 시기를 가리지 않고 이런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수면패턴 때문에 학교 적응에 문제
가 생기는 경우는 초등학생보다 청소년들에게서 더 많아요. 청
소년이 되면 일찍 자라는 부모님의 말을 잘 따르지 않기 때문입
니다. 이제 그만 자라고 해도 조금만 더 놀다 자겠다고 하고, 아
침에 깨워도 신경질을 내면서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반
항합니다. 생물학적으로 청소년이 되면 더 늦게 자도록 프로그
램된 탓도 있어요. 청소년이 된 아이에게 억지로 제때에 자는 것
을 가르치기는 어렵습니다.
자기조절능력이 부족해 감정기복이 심한 아이는 먹는 것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식사를 거르다가 폭식을 하기
도 하고요.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거식증이나 비만과
연관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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