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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간타로는 요미코를 자신의 넓은 저택으로 데
려갔다. 목욕을 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은 요미코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피부는 투명하게 빛났고, 얼굴은 인형
처럼 단정했다.
그러나 아내 도미코는 요미코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
다. 며칠 뒤, 아내는 조심스럽게 간타로에게 부탁했다.
“요미코 말이에요, 왠지 섬뜩해요. 다른 집으로 보내
면 안 돼요?”
간타로는 초조한 얼굴로 말했다.
“무슨 소리야? 어린애 중에 저렇게 눈치 빠르고, 예의
바른 애가 흔한 줄 알아? 처신은 또 얼마나 잘해. 일 잘한
다고 칭찬이 자자한데, 왜 그래? 우리 집에서 쫓아내면
걔가 갈 데가 어딨어? 너무 가엾잖아.”
“그렇지만 저 애 눈빛은 도무지 아이답지 않아요. 차
갑고 날카롭고…… 보고 있으면 기분이 나빠져요.”
“그건 그냥 당신 기분 탓일 거야. 오늘 포목상이 집에
온다고 했지?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사. 애들 옷도 새로
맞추고, 어울리는 허리띠나 장신구도 마음껏 골라. 뭐든
사도 돼,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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