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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타로는 마음속 갈증에 허덕이다 가족들에게 터무니
없는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누구 덕분에 이렇게 사치를 부리면서 사는 줄 알아?
나한테 고마운 줄 알아야지!” 하며 아내를 다그치고 아이
들에게 소리치기도 했다.
돈을 엄청나게 버는데도 마음이 채워지지 않는 이유
는 가족들이 돈을 흥청망청 쓰기 때문이라고 믿었다.
‘저 못된 녀석들. 돈 한 푼 보태지도 않으면서 써 재끼
기나 하고…….’
간타로는 좋은 말로 타이르려는 부모와 형제에게도
마구 소리를 질러댔다.
간타로의 저택은 날로 호화로워졌지만 집 안의 공기
는 점점 차갑게 얼어붙었다.
그리고 마침내…….
정신을 차려 보니 간타로는 홀로 남아 있었다.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떠났고, 형제들 또한 간타로에게
정나미가 떨어져서 어디론가 뿔뿔이 흩어져 버렸다.
텅 빈 저택 안에서 간타로는 멍하니 서 있었다. 목이
말랐다. 여전히 모자라다. 그러나 무엇이 모자라는지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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