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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도 가족을 잃은 채 떠돌아 다니는 아이 같았다.
간타로는 그 아이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낯익은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여자아이 역시 간타로를 똑바로 쳐다보더니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
“오랜만이네, 간타로 씨.”
앳된 얼굴과 어울리지 않게 걸걸한 목소리가 귀에 거
슬렸다. 옛날 그 아이라는 걸 깨닫자 간타로는 온몸에서
식은땀이 배어 나왔다.
“너, 너…… 요미코…….”
“이름까지 기억하다니, 기쁘네! 게다가 차림새도 제법
근사해졌잖아? 내가 준 〈파렴치 팥떡〉 덕을 톡톡히 본 모
양이군. 아주 잘했어.”
간타로는 10년 전 일이 떠올랐다. 지독하게 가난했
던 간타로 앞에 요미코가 불쑥 나타나 건네준 것이 바로
〈파렴치 팥떡〉이었다.
“이걸 먹으면 성공할 거야. 단, 파렴치한 짓을 해야 돼.
남들이 미워할 만큼 파렴치하게 장사할수록 더 부자가
되는 게 이 떡의 힘이야. 당신은 오로지 다른 사람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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