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P. 16

었다. 불법이라는 걸 알면서도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암시장은 언제나 사람들로 바글거렸고, 질서가 사라
           진 혼란을 틈타 잘나가는 장사꾼도 있었다. 간타로도 그

           런 장사꾼 중 하나였다.
             간타로는 작게 농사를 지으며 살았는데, 수확한 콩을

           암시장에 내다 팔아 큰돈을 벌었다. 그 밑천으로 장사를

           크게 벌였더니, 연이어 일이 술술 풀렸다.
             간타로는 이익을 위해 악랄한 수를 쓰기도 했지만 그

           걸 나쁘게 생각하진 않았다. 다른 사람 눈에 피눈물이 나
           든 말든 알 바 아니라며 오히려 비웃곤 했다.

             그러나 자기 가족만큼은 몹시 소중하게 여겼다. 부모
           에게는 넉넉히 생활비를 보내고, 형제들에게는 좋은 일

           자리를 소개해 주었다.

             특히 아내와 세 아이들은 보물 같은 존재였다. 그들이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고 생각했다. 밖에서는 남들에게 몹쓸 짓을 하고 다녀도
           집에 오면 자상한 아버지로 돌아갔다.

             간타로의 이런 뻔뻔한 짓은 점차 소문이 퍼졌고, 결국






                                                  퍼석퍼석 카스텔라 15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