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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다. 불법이라는 걸 알면서도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암시장은 언제나 사람들로 바글거렸고, 질서가 사라
진 혼란을 틈타 잘나가는 장사꾼도 있었다. 간타로도 그
런 장사꾼 중 하나였다.
간타로는 작게 농사를 지으며 살았는데, 수확한 콩을
암시장에 내다 팔아 큰돈을 벌었다. 그 밑천으로 장사를
크게 벌였더니, 연이어 일이 술술 풀렸다.
간타로는 이익을 위해 악랄한 수를 쓰기도 했지만 그
걸 나쁘게 생각하진 않았다. 다른 사람 눈에 피눈물이 나
든 말든 알 바 아니라며 오히려 비웃곤 했다.
그러나 자기 가족만큼은 몹시 소중하게 여겼다. 부모
에게는 넉넉히 생활비를 보내고, 형제들에게는 좋은 일
자리를 소개해 주었다.
특히 아내와 세 아이들은 보물 같은 존재였다. 그들이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고 생각했다. 밖에서는 남들에게 몹쓸 짓을 하고 다녀도
집에 오면 자상한 아버지로 돌아갔다.
간타로의 이런 뻔뻔한 짓은 점차 소문이 퍼졌고, 결국
퍼석퍼석 카스텔라 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