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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고 그런 이유로 지원금을 받아 내 경력에서 처음으로 경제
적 여유를 얻었다.
지금으로서는 일상을 촬영하고 그 일상에 담긴 소박한 아
름다움을 찬미하고 싶었다. 여행을 떠나고 싶지도 않았고 다
른 나라의 문화를 탐구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이 도시에
남아 일상의 규칙을 세우고 싶었다.
미래의 우리들
새집을 알아보던 처음 몇 주 동안 현재 사는 집보다 훨씬 작
지만 흠잡을 데 없이 리모델링된 주택을 본 적이 있었다. 세련
되고 실용적으로 설계된 개방형 주방에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욕실까지 갖춰진 집이었다.
매물로 나온 집을 보러 갈 때마다 도시에서 각자 다른 방
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일과 휴식을 위한 공간의 배
치, 물건을 보관하고 진열하는 방식, 우리와 너무도 다른 그들
의 우선순위에 매료되었다.
집주인은 개성이 강한 50대 남자로, 집안의 아름다운 물건
들은 인테리어에 맞춰 세심하게 선택한 듯했다. 그는 가죽 안
락의자에 앉더니 우리에게 집 안을 자유롭게 둘러보도록 했
다.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집이 멋지다는 사실을 본인도
알았기 때문이다. 집을 둘러본 뒤 마누와 나는 근처 카페로
14 Ayşegül Savaş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