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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 매점에 가서 맥주를 더 사 왔다. 폐장 시간이 되자 경
               비원들이 사방으로 호루라기를 불어댔고 우리는 그제야 자

               리를 떴다.
                 난 온종일 빈둥거리는 게 참 좋아. 라비가 말했다.

                 그게 내가 촬영하고 싶은 주제였다. 느릿느릿 여유롭게 빈
               둥거리는 하루.





               관점




               할머니가 전화해서는 창가 화분에 뭐라도 심었냐고 물었다.
               할머니는 시차를 깜빡하고 늘 너무 이른 시간에, 내가 막 잠
               에서 깼을 때 전화를 했다. 그러고는 매번 밤새 생각해둔 이

               야기로 대화를 시작했다.
                 네가 원한다면 내가 씨앗을 주마. 네 엄마가 우편으로 보내

               줄 거다. 할머니가 말했다.
                 대화를 나눌 때 할머니는 크고 작은 일, 중요하고 사소한

               일을 남들과 다른 관점으로 구분했다. 우리 삶의 새로운 변
               화, 이를테면 내가 지원금을 받았거나 마누와 내가 집을 사려

               고 알아보는 중이라는 사실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대신
               전날 저녁에 뭘 먹었는지, 날이 추워지는데 겨울옷은 꺼내두
               었는지는 꼭 물어보았다.

                 난 창가 화분에 뭔가를 심을 생각은 한 적 없었다. 가끔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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