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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들의 삶
은 현실적인 동시에 비현실적인 듯했다. 현실적이었던 이유는
그들의 삶이 막연히 상상했던 어른의 삶과 일치했기 때문이
고, 비현실적이었던 이유는 우리가 결코 그들처럼 되지 않을
듯했기 때문이다.
우린 시내에 있는 서점과 카페, 레코드 가게를 쏘다녔다. 비
록 레코드 가게에서 취급하는 음악이 어떤 장르인지는 전혀
몰랐지만. 그래도 멋지고 세련되었으며 이국적으로 느껴졌다.
외국인 유학생이었던 우리는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하는
중이었고 서로에게서 공통점을 알아봤다. 세상 반대편에서
자랐어도 우리는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 손에서 컸다. 부모님
들은 자녀에 대한 걱정, 훈육 방식, 애정, 경제적 여건이 비슷
했다. 철이 없었던 우리는 앞으로 어디에서 살든 여생을 이방
인으로 살아가게 되리라는 운명을 쉽게 받아들였고 오히려
그 사실에 설레기까지 했다. 당시에는 완전한 우주였던 우리
의 작은 세상에 다른 사람은 영영 필요치 않을 듯했다.
초고
대도시에서 살기로 한 건 충동적인 결정이었다. 대학을 졸업
한 후 소도시를 전전했던 터라 대도시가 매력적으로 느껴졌
다. 전혀 다른 삶이 시작될 듯했다. 언젠가는 또 다른 곳에서
10 Ayşegül Savaş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