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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데도 현지인 친구는 여전히 레나뿐이었다.





               외국인들



               우린 그들을 그렇게 불렀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그들보다

               현지인들과 더 가깝다고 착각할 정도로 어리석진 않았다. 어
               쨌거나 이 외국인들에게는 우리와 다른 뭔가가 있었다. 도시

               에서 자신의 자리를 당당하게 주장하는 자신감이랄까. 그렇
               게 생각되는 이유는 아마 우리가 처음 만난 외국인이 샤론의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들 세련되고
               성공한 사람들이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서로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비슷했다. 쾌활한 태도, 조화로운 삶, 정원 가꾸기 같

               은 취미까지도. 그들은 겸손하면서도 열정적인 태도로 자신
               의 취미를 이야기했다. 아마추어 마라톤 대회, 도예, 암벽 등

               반, 오페라 감상. 반면 이런 취미에 자신을 잊을 정도로 푹 빠
               지지는 않고 늘 절제된 태도를 유지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모였지만 그룹의 규칙을 어기지 않으려
               고 조심했다. 그래서 더 자주 보지 않았고 더 친해지지도 않

               았다. 아마 그런 이유로 우리-라비, 마누 그리고 나-에게는
               그들이 외국인처럼 느껴졌으리라. 우리는 우리가 세운 규칙
               도 늘 어겼기 때문이다. 가볍게 한잔하자고 만났다가 결국 밤

               새 술집에 있거나, 박물관 전시를 보러 가자고 했다가 온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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