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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쉬룸 모양이 정말 귀엽다.”

                    그러자 직원이 깜짝 놀라 나를 보며 말했다.

                    “영어를 잘 아시네요!”
                    칭찬으로 한 말이었겠지만 흰머리가 무성한 노인은 영어

                를 모를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나온 칭찬이었다. 악의 없이

                한 말이었기에 그저 웃어넘겼다.

                    며칠 전 혼자 택시를 타고 나가 강가를 거닐다가 그만 길
                을 잃었다. 둘러보니 길가에서 할머니 한 분과 아주머니 한 분

                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아주머

                니에게 다가가 길을 물었다. 하지만 잘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

                왔고 오히려 할머니가 제대로 된 길을 알려주었다.
                    칠십이 넘은 나 역시 노인에 대한 편견 때문에 무의식적

                으로 할머니가 모른다고 생각한 걸까? 나 같은 노인도 노인을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걸 보면 보통 사람들이 노인에 대해 고

                정관념을 갖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다.
                    인생의 단계는 영유아, 어린이, 청년, 중년, 노년으로 넘어

                가게 된다. 어느 정도 겉으로 보이는 부분이 커서 내가 어느 단

                계에 와 있는지 내 옆에 있는 사람은 바로 알 수 있다. 팬데믹

                때는 옷을 젊어 보이게 입고 모자와 마스크를 쓰면 주름과 흰
                머리가 가려지리라 생각했다. 그리고는 지하철에 아주 가뿐하





                    1장 ◦ 혼자서도 외롭지 않게                          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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