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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했기에 나쁜 일이 벌어지거나 일이 틀어질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떨

            고 있는 것일까? 그 일을 내가 제대로 감당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부터 이 질문의 답을 찾아 여행을 떠날 것이다. 이때 생

            리적·정서적 대처 능력을 압도했던 사건이라면 무엇이든 공포
            나 무력감을 유발하는 요소로 여겨야 한다. 불안의 원인이 반드

            시 정신적 트라우마를 일으킬 정도는 아닐 수 있으며, 실제로도

            큰일이 아닌 경우가 상당히 많다. 바로 이 점 때문에 해답을 찾기

            가 더욱 어렵다. 또한 신체적·정서적 안정감과 평온함이라는 의
            미 있는 느낌을 위협했던 과거의 사건들은 대부분 유년기에 벌어

            진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이제 막 논리력이 움트기 시작한 미성

            숙한 뇌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대처한다. 실제로 어린아이들의
            신경생물학적 발달 상태를 살펴보면 주로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방법으로 주변 상황을 느끼고 경험하는 정도에 그친다. 사고력이

            한참 부족한 것이다. 이 때문에 그렇게 나쁜 상황은 아니었더라
            도 당시의 어린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겁고 무서웠을 수 있

            다. 게다가 유년기에 가장 활발하게 작동하는 기억 체계는 대부

            분 암묵적이다. 다시 말해 오늘날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석할 때

            활용되는 암묵기억 속 과거의 기록 중 대다수는 사실 유년기에서
            비롯한 것이다.

               어린 시절에 겪었던 일들을 돌이켜볼 때, 당시 상황을 어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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