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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피부에 반듯한 자세로 활기차게 걷는 사람들도 있었다.

             밝은 갈색 피부에 철사처럼 쭉 뻗은 까만 머리칼의 자그마한

             사람들도 분주히 돌아다녔다.

               아니아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에테르리아 사람들은 머리카

             락과 눈의 빛깔은 다양해도 피부색은 거의 비슷했기 때문에 이
             광경이 놀라웠다. 또한 자신들이 얼마나 변방의 땅에 살았는지

             를 깨달았다. 천 년 동안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대대로

             섬나라에서 살아온 에테르리아 사람들은 상상조차 못 할 활기

             가 거리 곳곳에 넘쳤다. 몇 달 전에 이 도시를 방문한 아버지의

             부하들에게 설명을 듣긴 했지만 그때는 아무래도 현실감이 없
             었다.

               가란은 세계 제일가는 대도시이다. 에테르리아의 시난처럼

             정돈된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지만, 미로처럼 복잡하고 신비

             로운 매력이 가득한 도시였다.
               돌로 지은 요새처럼 튼튼해 보이는 건물이 많았는데, 또 그

             사이사이 둥근 금색 지붕에 뾰족한 장식을 단 이국적인 건물,

             야트막한 목조 오두막 등 여러 양식의 건물이 땅에 발 디딜 틈

             없이 세워져 있었다.
               조용한 시난과 정반대로 다양한 언어의 욕설과 자동차 경적

             소리, 배의 기적 소리, 장사꾼의 호객 소리, 음악 등 온갖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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