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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었다.
아니아는 자기가 머무를 다락방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 천장
중앙 부분의 높이가 3미터를 넘었다. 천장에 달린 채광창을 여
닫는 데 쓰는 길쭉한 봉을 보자 웃음이 나왔다. 에테르리아에
서는 뭐든지 전동이나 자동으로 해결하는데, 오베리아는 기술
은 발달했지만 이런 부분에서는 매우 원시적이다.
천장은 중앙이 제일 높고 좌우로 갈수록 경사가 졌다. 구석
으로 가면 키가 작은 아니아도 등을 구부려야 지나다닐 수 있
었다. 방 구석에는 침대가 있고, 그 옆에 작은 협탁과 스탠드
램프가 있었다. 텅 빈 커다란 책장과 옷장, 책상과 의자는 전부
복잡한 무늬가 새겨진 골동품 같은 목제 가구였다.
경사지지 않은 쪽의 삼각형 벽에는 밖으로 튀어나온 작은 창
이 있었다. 통통한 고양이 한 마리가 간신히 들락거릴 만한 작
은 창이지만 거리 풍경이 잘 보였다.
의자에 앉아 멍하니 침대를 바라보던 아니아는 무심코 웃었
다. 침대 다리 끝을 마치 맹수의 발 같은 모양으로 조각했다.
에테르리아에서는 본 적 없는 묘하게 투박하고 거창한 형태가
재미있었다.
항구에서 운반해 온 커다란 짐을 푸는데, 활짝 열어 놓은 문
을 닌나니아가 똑똑 두드렸다.
제1장 대도시 가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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