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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큼지막한 손을 겹쳤다.

                   “이제 곧 도착이야.”

                   아니아는 퓨리스의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퓨리스

                의 맑은 눈동자를 보면 아니아는 아무리 마음이 흔들릴 때라도

                이내 차분해질 수 있었다.



                   이윽고 배가 거대한 항구로 서서히 들어가 닻을 내렸다.

                   오베리아의 수도 가란이 상상 이상으로 큰 도시여서 아니아

                일행은 몹시 놀랐다. 가란 인구는 약 500만 명. 에테르리아 왕

                국 전체 인구와 거의 비슷한 수치이다.
                   바닷바람이 거칠게 부는 항구 마을에 내려서자 아직 10월인

                데도 한겨울 에테르리아보다 몇 배는 더 추워서 몸이 움츠러들

                었다. 코트 깃을 세워 추위를 견디면서 아니아는 도시 풍경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에테르리아를 방문한 가라니안호의 승
                무원과 외교관, 무역상을 보고 이 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갈색

                머리칼에 피부가 하얗고 몸집이 작은가 보다 짐작했었다. 그런

                데 배에서 내리자마자 인상이 바뀌었다.

                   항구에는 그야말로 다양한 인종이 오갔다. 키가 훌쩍 크고
                등은 굽었으며 주황색으로 반짝이는 머리카락에 복숭아처럼

                피부가 뽀얀 사람들이 느릿느릿 걸었다. 석탄처럼 까맣고 윤기





                                                          제1장    대도시 가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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