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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낡은 가죽 장정본에서 유실되지 않고 남아 있는 원고들 중 하

나다. 나는 리티의 추도문이 들어 있는 페이지를 찾아 펼쳤다. 추

도문 첫 페이지는 그 당시 의과대학 학장에게 보내는 헌사로, “깊
이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라고 쓴 손 글씨 아래 앙투안 리티의 서

명이 있었다.

코타르는 이른바 허무망상 nihilistic delusion 또는 부정망상 délire des
négation이라고 불리는 증상을 설명한 사람으로 널리 알려졌다. 하

지만 그런 표현을 제시하기 전에도 그는 1880년 6월 28일 어느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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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스 정신의학회 모임에서 마흔세 살의 여성 환자 사례 를 인용해
“극심하게 우울한 심기증 환자의 망상 delirium”에 관해 최초로 언급
했다. “그녀는 자신이 ‘뇌와 신경, 가슴과 내장이 없으며, 오직 피

부와 뼈만 있다’며 ‘신도 악마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은

‘불멸하는 존재이며 영원히 살 것이기 때문에 음식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살아 있는 채로 태워달라고 요청했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코타르는 이런 증상에 ‘부정망상’이

라는 표현을 썼고, 그가 사망한 뒤 의사들이 그의 이름을 따 ‘코타

르 망상’이라고 이름 붙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코타르 망상’은 코
타르증후군의 증상 중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자신이 죽었다

고 믿는’ 증상을 가리키게 되었다. 하지만 이 증후군 자체는 일련
의 증상들을 가리키며, 자신이 죽었다거나 존재하지 않는다는 망

상을 반드시 포함하지는 않는다. 그 밖의 증상들로는 몸의 다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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