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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하고 슬퍼하는 마음이 공감이다. 공감은 나이와 지위, 성별과 인

              종을 뛰어넘어 모두가 보이지 않는 정서적 끈으로 연결돼 있음을

              알게 해준다. 만약 공감이란 마음이 없다면 세상은 약육강식의 냉

              혹한 지옥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공감한다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

              다. 자칫 잘못하면 자기 앞가림도 못하면서 남부터 챙기는 현실감

              없는 사람으로 여겨질 수 있다. 얼마 전에 상담했던 민재 씨도 그

              랬다.




                민재 씨는 퇴직 후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던 50대 가장이

              다. 낯선 일에 도전하기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살았지
              만, 생각보다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그동안 모아둔 퇴직금이 바


              닥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급박한 시기에 돈을 빌려달라는 지인
              의 부탁을 받았다. 민재 씨는 돈 빌릴 곳이 없다는 지인의 사정이


              딱해서 남은 퇴직금을 모두 빌려줬다. 그리고 정작 자신은 대출을
              받아 생활비를 메꿔야 했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민재

              씨의 가족은 그의 무책임한 태도에 지쳐갔고 그 역시 남의 일에 신

              경 쓰느라 온전히 자기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이런 문제를 자신

              도 알고 있지만 고쳐지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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