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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이 지나 서 있기조차 힘든 할아버지가 된 아이에게는 마지막으

                 로 편히 앉을 수 있는 그루터기를 내주며 책은 끝을 맺는다. 너무

                 나 불공정해 보이는 아이와 나무의 관계지만 이 책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은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라는 문장이다.




                   이 책을 꺼내 읽는 이유는, 나무에게서 공감의 시소를 어떻게 타

                 는지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나무는 아이의 욕망에 공감하며 자신

                 이 해줄 수 있는 것을 찾는다. 반대로 아이는 자신의 욕망에 공감

                 하며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나무에게 요구한다. 그러면서 나무에

                 게 관심을 두거나 고마워하지 않는다. 곁에서 보면 나무는 아이 쪽

                 으로 완벽히 기울어진 시소를 타고 있다. 그런데 왜 나무는 불행
                 하거나 서운하다고 말하지 않고 오히려 행복하다고 하는 것일까?


                 그 답을 알려면 공감에 관한 좀 더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공감에도 기준이 필요하다



                   공감은 상대의 생각이나 감정을 마치 내 것처럼 느끼는 마음이

                 다. 추위에 떨고 있는 노숙자를 보며 입고 있던 코트를 벗어 덮어

                 주는 마음. 생면부지의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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