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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왠지 그럴 수가 없었다. 도망치기는커녕 아주
머니의 미소에 이끌려 아이네는 공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아주머니 코앞에 서 있었다.
가까이에서 보니 아주머니는 말문이 막힐 정도로 몸집이
컸다. 아주머니는 그 큰 몸을 굽혀서 아이네를 들여다보
더니, 기묘한 말을 중얼거렸다.
“스미마루와 잠깐 쉬려던 참이었는데, 그사이에 손님
을 이렇게 뵙게 되었군요. 이 또한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
르겠사옵니다.”
“저, 저어…….”
“아, 이런! 실례했사옵니다. 아무래도 꼬마 아가씨가
고민이 있으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이루고 싶은 소
원이 있으십니까? 무엇이든 말씀해 보십시오.”
마음에 스며드는 듯한 묵직한 목소리에 아이네는 머리
가 아득해졌다. 그리고 정신이 들었을 때는 입을 벌려 바
라는 걸 말하고 있었다.
“비밀을……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주머니는 “오호!” 하고 기뻐하며 눈을 가늘게 떴다.
“그렇군요! 그래요, 비밀을 안고 있으면 참으로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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