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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몰래 가지고 갔다.

                 단, 동전 주머니에 대해 친구들한테는 비밀로 했다. 엄

               마가 아무한테도 말해서는 안 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다짐을 놓았기 때문이다.

                 “가호처럼 어린아이는 돈을 갖고 다니는 거 아니야. 근
               데 이번에는 루리코 아주머니네 연구소에서 하는 실험이

               라니까 특별히 허락하는 거야. 그러니까 이건 가호랑 엄
               마랑 둘만 아는 비밀로 간직하기다? 자, 약속!”

                 “네에, 약속!”

                 별일 없이 그럭저럭 한 달쯤 지났다.
                 그날도 가호는 평소와 똑같이 유치원을 마치고 엄마와

               나란히 집으로 걸어가던 길이었다.
                 그때 누군가 이름을 부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니 건물과 건물 사
               이에 좁다란 골목길이 보였다. 골목길은 안쪽으로 쭉 이

               어져 있었다.

                 가호는 불현듯 그 골목에 가 보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
               었다. 왜냐면 자기를 부르는 소리가 자꾸 들렸으니까. 골

               목 안쪽에서 누군가가 “얘, 이리 와. 이쪽이야, 이쪽.” 하






                                                         열대 붕어빵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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