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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소 곳곳에 전시된 수감자들의 사진이 나치 강제수용소의
참혹한 실상을 고발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매일 죽음과 직면하며 처절하게 살아남은
수감자가 있다. 그보다 더 깊은 삶의 무게를 말할 자가 있을
까? 빅터 프랭클은 저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PART 2 급격히 높아진 삶의 난이도
에서 유서 쓰기와 영정사진 찍기로도 체험할 수 없는 생생한
죽음의 현장을 증언한다. 생사를 넘나들며 벌거벗은 실존을
담아낸 이 책은 100명이 넘는 이 시대 현자들이 입을 모아 인
생을 바꾼 책으로 꼽을 정도로 반향을 일으켰다. 29 ●
몸에 난 털조차도 소유하지 못하는 맨몸뚱아리로 빅
터 프랭클은 수용소에서 부모와 형제, 아내마저 잃는다. 극한
의 상실감 속에서 굶주림과 추위, 혐오와 모멸감을 겪으며 절
망의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그는 결국 살아남았고 인간 존엄
성의 승리를 보여주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는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라는 니체의 말을 인용해 삶에는 살아야 할 이
유가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수용소에서 인생에 더 이상 기
대할 것이 없다고 말한 수감자
들은 모두 파멸해버렸기 때문
29 ● 팀 페리스,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이다. 빅터 프랭클은 우리가 삶 하겠는가》, 토네이도, 201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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